30년이 지난 지금에서 되풀이되는 슬픈 청춘들의 비망록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시간이 흐르면 아름답게 미화되기도 하는 아련한 추억이 아니다. 동인 문집을 만들기 위해 온갖 간섭과 폭력을 무릅써야 하며, 급기야 그것으로 인해 죽음으로까지 내몰려졌던 잔혹한 시절에 대한 뼈아픈 기록이다. 그리고 그 아픈 기억과 분노는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그림에 소질이 있고 낙천적인 소년 김민기, 순수하고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자 100% 순정파인 소년 시인 한경민, 여자 밝힘증이 좀 있고 매사에 태평한 명랑 소년 윤재국, 공부도 잘하는데다 형이 감방에 가 있어서 또래들보다 일찍 현실에 눈뜬 정치 소년 김정희. 이들 넷은 숨 막히는 감옥 같은 학교에서 자신들의 해방과 자유의 물꼬를 터 줄 문집 '태풍'의 동인이자 동지가 된다.
사람이라기보다 괴물 같은 '문제 선생님들은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 작가는 주인공 김민기의 독백을 통해 선생님들의 야만성과 비인격성을 풍자하고 있으며, 오직 시인인 불어 선생님만이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