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유력 주간지 '레스프레소'에 연재된 에코의 글들을 모아 엮은 칼럼집. 일상 곳곳에 숨겨진 웃음보를 건드리며, 익숙한 것을 낯설게, 엄숙한 것을 우습게 만들었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의 후편으로, 정치, 미디어, 문화 등 좀 더 '논쟁적인' 분야로 그 소재의 범위를 넓혔다. 책 안에서 만담가, 문화비평가, 정치평론가, 미래학자로 변신을 거듭한 그는, '지식인은 위기를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의를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에코가 에서 밝히고 있듯이 는 성냥의 상표 이름이다. 애연가인 에코의 주머니에는 거의 언제나 이 성냥갑이 들어 있었고, 에코는 백지로 남아 있는 이 성냥갑의 안쪽 면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다. 에코는 이러한 자신의 습관에서 칼럼의 제목을 떠올린 것이다.
『미네르바 성냥갑』에는 전편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보다 훨씬 다양한 주제와 문체, 서로 다른 감정의 톤을 담은 글들이 실려 있다. 에코는 서문에서 주로 자기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종일관 어리석은 세태를 비꼬고 조롱하는 것만은 아니다. 전편처럼 유머와 익살에 기대어 세상에 쓴소리를 내뱉는 글도 많지만, 때론 서정적인 목소리로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하고, 때론 아주 진지하고 장중한 목소리로 부조리한 현실을 질타하기도 한다.
에코의 손끝에서 익숙한 것은 낯선 것으로, 새로운 것은 낡은 것으로, 도덕적 목소리는 기만적인 자기 위선의 목소리로 바뀌고,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던 익숙한 생각들과 관례들은 어리석고 부조리한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부조리한 세계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들의 세계와 닮아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에코를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