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히는 『학교 없는 사회(Deschooling Society)』, 『병원이 병을 만든다(Medical Nemesis)』,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Energy and Equity)』 등을 통해 이미 학교, 병원, 에너지 등 소위 ‘근대화’, ‘성장’을 상징하는 제도에 반기를 들고 이를 분석한 바 있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에서는 에너지소비가 일정한 한계를 넘게 되면 인간의 자율성을 마비시키고 제도적 통제를 필연적으로 강화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각종 자료를 제시했다. 『병원이 병을 만든다』에서도 ‘진보된’ 의료제도가 건강을 박탈한다는 점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논증했다. 『학교 없는 사회』에서는 배움을 의무취학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영혼의 구제와 교회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 라는 멋진 수사로 현대의 보통교육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책은 이반 일리히가 이렇게 자신이 개별적으로 비판했던 제도들에 대한 기본적?정신적 토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저작이다. 그는 이 책에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까지 무한 성장하는 산업사회의 생산방식 대신 자율, 공동적 도구 사용과 인간의 자율적 행위의 상호교환을 중심으로 하는 공생의 사회를 주창하고 있다.
그가 성장에 반대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른 사람들이 최소한도로만 통제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가장 자율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질 때 우리는 공생적(Conviviality)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