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기가 싫은 백만 가지 이유
진수는 펼쳐 놓은 일기장을 보고 있으니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좋아하는 예서가 진수 집으로 오겠다고 해서 들떴던 일, 진수네 반 사고뭉치 상민이가 갑자기 끼어들어 저도 가겠다고 억지를 썼던 일, 그래서 그냥 안 된다고 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 일들이 죽 떠오르니 머릿속이 뒤죽박죽입니다. 그중 어떤 것도 일기에다 쓰고 싶지 않습니다. 상민이 얘기를 쓰자니 선생님한테 고자질하는 것 같고, 예서 얘기를 쓰자니 엄마가 예서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채고 놀릴 것만 같고. 그래도 일기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보다 엄마가 일기 검사를 매일 더 엄격하게 하니까요. 진수는 결국 학교 갔다 태수랑 운동장에서 놀다가 집에 와서 카레로 저녁을 먹었다는 이야기로 억지로 일기장을 채웁니다.
진수뿐 아닙니다. 진수네 반 친구들에게도 일기 쓰기는 너무나 힘겨운 숙제입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또 어떤 이야기는 쓰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일기를 쓸 때면 졸음이 몰려 와서 힘들고, 긴긴 일기장의 빈 줄을 다 채우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오락가락한 날씨를 한 마디로 쓰기도 힘들고, 글자를 틀릴까 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렇게도 힘들고 쓰기 싫은 이유가 가지가지 많은 일기, 꼭 써야 할까요? 왜 써야 할까요? 이것은 진수와 진수 친구들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 모두가 정말정말 궁금해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