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이 나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 시집을 출간하는 오상연 시인의 시혼詩魂이 참으로 뜨겁다. 시를 쓴다는 창조 행위는 자아를 알아 가는 길이요.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과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며 가치이다. 언어를 도구로 삼아 작가의 경험과 연륜에서 오는 사유를 시어로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번 세 번째 시집은 1집, 2집의 시들과는 다르게 절제되고 중의적 표현들이 행간 곳곳에서 별로 뜨고 꽃으로 피어나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발상의 언어로 읽는 사람의 허를 찌르고 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지만 과거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으로 승화 시켜보려는 작업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참으로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日就月將한 작품들이라 어느 시를 골라 작품을 평해도 무난할 정도로 시어의 무게와 부피가 세상만큼 커져 있다.
오상연 시인은 주어진 소재에 자아를 투영해 보는 기법을 통해 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미움과 그리움, 좌절과 성취감, 그 모든 것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데부터 시작되어야 함에도 나와 다름은 무조건 틀렸다는 인식이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애증의 관계로도 나타난다.
그러나 오 시인은 시를 통해 그런 속박을 배설하고 포옹하며 자아의 깨달음을 소박하면서도 때로는 예리한 시선으로 그 본질을 해부해 놓고 있음을 본다.
적자생존 치열한 세상에서 자꾸 나약해져 가는 마음을 투박하지만, 직설적 표현과 간접화법을 적절히 아우러주면서 그려낸 시어들이 참으로 당차다. 다양한 소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때로는 마디마디 차가운 이성이었다가 때로는 봄 햇볕처럼 따스하게 스며드는 미소로 어둠마저 훤하게 만든다. 오 시인이 추구하는 세상이 연마다 행간마다 살아 있다. - 해설(이훈식 · 서정문학 발행인, 시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