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우리를 순식간에 과거의 시간으로 옮겨 놓는다. 그렇다면 소리는 어떤가, 귀에 익은 노래 역시 우리 머리 속의 기억들을 헤집어 놓는다. 감각은 우리의 진화 이전, 바다에 살단 때의 유물이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정맥은 조류와 비슷하며 우리의 피 역시 농도가 소금물과 엇비슷하다고 한다. 우리의 몸과 감각은 태고의 모습에서 거의 변한 게 없다는 뜻일 것이다. 저자는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그리고 언어화되지 않은 기억과 인상을 표현하는 공감각까지, 우리 감각의 모든 것을 풀어놓는다. 키스의 진화와 18세기 영국의 사디즘적인 요리법, 고통의 화학작용, 최음제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읽는 맛을 더한다. 나와 세계 사이에 놓인 창이라는 감각. 인간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실용적이며 매력적이기도 한 지적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