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1953-)은 1980년대 중반, 사진 매체를 통해 작가의 극히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 세계를 절제되고 섬세한 터치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그때까지 현실의 기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사진에 익숙해 있던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다. 표현행위의 주체인 자신과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으로서의 외부 현실을 양립시키지 않는 그의 사진에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허구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이나 감성, 기억, 갖가지 상념이야말로 그에게는 어떤 현실보다 리얼한, 살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일 분간의 독백' '긴 오후의 미행' '숨' '태초에' '굿바이 파라다이스' '화이트' 로 이어지는 구본창의 일련의 작품 흐름에는,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에 대해 "그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허구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이나 감성, 기억, 갖가지 상념이야말로 어떤 현실보다 리얼한, 살아 있는 것이다"라고 표현한 김승곤의 말은, 구본창의 사진세계를 단적으로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