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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조
글쓴이
이호준 저
출판사
궁편책
출판일
2024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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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호준

문득 눈에 익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DSLR을 구입해 사진을 찍게 되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던 때였는데, 어느덧 서대문우체국장을 마지막으로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던 순간의 마음으로 휴일 새벽 카메라를 메고 걷는다.

국내 유수의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여섯 번의 개인전과 일곱 번의 단체전을 열었다. 『SW중심사회』, 『트래비』 등 월간지에 사진과 글을 연재했으며 다수의 방송 매체를 통해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과 지자체, 공공 기관에서 사진 특강을 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빛과 그림자라는 씨줄과 날줄로 직조織造한 사진,
그러한 흑백 사진으로 곧게 직조直照한 일상.

번진 듯 흐릿했던 잿빛 장면들이 채도 없이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호준 작가가 전하는 비로소 어제와 다른 오늘.

작은 것들이 밀도를 높인다. 삶의 밀도는 매일 반복되는 날들이 높이고, 나날의 밀도는 여느 때와 같은 순간들이 높인다.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의 여행이나 일생에 다시 없을 근사한 순간이 아니라. 그럼에도 익숙한 하루하루는 그저 분주하고 권태로울 뿐이다. 그렇게 우리의 보통날은 채도를 잃어 간다. 한데 잿빛의 장면들이 여태 불씨를 머금고 있었나. 이호준 작가의 흑백 프레임 속에서 채도 없이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운동하러 집을 나설 때도 차를 모는 시대에, 이호준 작가는 뚜벅이를 자처한다. 우리 동네와 남의 동네 골목길, 가장 일상적인 공간을 걸으며 가쁘고 바쁘게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스쳐 보내는 찰나를 그만의 속도로 포착한다. 지면을 채운 말갛고도 아득한 삶의 일면들이 눈물겨운 이유는 결국 그 작은 조각들이 우리 삶을 지탱하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독자의 두 손에서 열리는 상설 전시라 여기며, 흰 지면을 전시실 벽면 삼아 사진 한 장 한 장 조심히 걸 듯 편집한 이유이다.

제한된 관람 시간도, 정해진 동선도 없는 이 전시 공간을 자유로이 거니는 동안 으레 보이던 것을 보던 대로 보아 온 시선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그 틈새로 다시 들여다본 하루하루가 이제 와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새삼스럽다. 마땅한 것이 새삼스러워지고, 예사로운 것이 대수로워지고, 당연시되던 것이 귀하게 느껴진다. 이호준 작가가 명암으로 직조한 사진과 사진으로 직조한 일상을 담은 이 책은 그가 우체국장으로서 전하는 마지막 우편물, 비로소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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