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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얼굴 (큰글자도서)
글쓴이
이충걸 저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24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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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충걸

그처럼 개인적이고 체계가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조직 생활’을 했는지 의아하다는 세간의 평이 떠도는 가운데 이충걸은 [행복이 가득한 집], [보그] 에디터를 거쳐 [GQ KOREA] 초대 편집장으로 18년 간 일했다. 서양문화의 첨병인 패션 잡지 안에서 언어 포함, 한국적 가치를 사수하는 이율배반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몇몇 사회 문화적 사안들에 나름대로 참견하는 한편,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전공을 배경으로 도시 생태학을 지속적인 지큐 콘텐츠로 다루었다.

한편 그는 오래된 책과 옛날 작가, 작은 자동차와 진한 술을 좋아하고, 어떤 사치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의 글에 세속의 어수선함과 산골짜기 같은 무구가 동시에 섞여 있는 건 그 때문이다. 가끔, 되풀이해서 문장을 읽어 볼 땐 행간에 서려 있는 어떤 고요에 놀라기도 한다. 이충걸의 글은 회상과 상상에 의한 '스토리'라기보다는 그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한 사물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그의 글감이 되는 사물이란 단번에 정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이상한 언어 감각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은,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 첫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을 펴낸다. 처음 쓴 소설 속에서 그는, 서사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실험적인 현대 문학의 방식이나, 위대한 서사를 통해 세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한 화법을 주장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속도를 유지하는 것, 현기증이 날만큼 화려하면서 마침내 공동(空洞) 같은 허무를 보여주는 문장이 그에겐 서사이기 때문이다. 이충걸이 팽팽한 문장으로 써내려 간 이야기들은 순수한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작가와 닮아 있다. 오래된 가구의 모래색, 애들 색종이에 쓰이는 초록색, 학자의 흰머리 같은 회색이 공존하는 그의 문장은, 번번이 몸 안의 신경을 죄다 일으켜 애매하고도 생경한 피로를 느끼게 한다. 간혹, 중학교 동창에게서 받은 편지 같기도 하고, 돈 없는 사람의 눈앞에서 지금 막 불을 켠 쇼윈도 같기도 하고, 침통한 마음을 덮어주는 얇은 담요 같은 문체는 딱히 표현하기 곤란한 원초적 따뜻함으로 지글댈 때도 있지만.

저서로는 첫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을 비롯, 어머니라는 우주를 조촐하게 기록한 아들의 글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일생 동안 겪은 숱한 이별의 순간을 들추어 추억한 『슬픔의 냄새』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 외에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에 이르는, 일관되지 않는 산문집 몇 권을 썼다. [11월의 왈츠], [노래처럼 말해줘], [내 사랑 히로시마], [여덟 개의 엄숙한 노래] 같은 연극 대본도 썼는데 모두 배우 박정자와 작업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내 얼굴에서 온전한 것은 눈과 혀뿐이었다.”
―본문에서―

딸의 얼굴을 품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나다
기이하고 충만하며, 만난 적 없는 새로운 사랑에 관하여
전 《GQ》 편집장 이충걸의 첫 장편소설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전 《GQ》 편집장 이충걸의 첫 장편소설 《너의 얼굴》이 출간되었다. 그는 최근 인터뷰어로서 문답을 통해 자의식과 사유를 특별한 층위로 건설했고(《질문은 조금만》). 에세이스트로서 그에게 걸려든 모든 미학적·문화적 과제들을 여과해놓았다(《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그런 그가 이제 소설을 선보인다. 소설가로서의 이충걸 필모그래피의 분기점이 될, 스스로 작가적 당위에 천착하고 꼭 써야만 했던 필연적인 작품이라 말할 수 있는 소설. 이번에 출간된 《너의 얼굴》은 교통사고로 인해 얼굴이 지워지는 사고를 당한 엄마가 비슷한 시기에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딸의 얼굴을 품고 새롭고 기이한 삶을 시작하는 여정을 진지하게 추적한 작품이다. 안면이식으로 딸의 얼굴이 엄마(나)에게 옮겨옴으로써 같이 딸려오는 딸의 삶의 조각들. 소설은 딸의 죽음 이후 얼굴을 부여받음으로써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엄마를 추적하며 엄마의 삶과 딸의 삶이 겹치는 그 기묘한 순간들을 조명한다. 그럼으로써 젊음과 늙음, 성장과 소멸, 삶과 죽음이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유해보기를 우리들에게 요구한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자식을 잃은 엄마의 비통함과 죽은 딸의 얼굴로 삶을 다시 사는, 기이한 부활이 휘몰아치는 혼잡함의 아름다운 역설이 빛난다. 상처를 주는 동시에 들뜨게 만드는 기묘한 감정들이 자주 태어나고 문장과 문장들에서 퍼져나가는 사색들이 은유와 비유들의 문맥들 안에서 서로 조응하며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생경한 풍경들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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