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인『돌 속의 거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추리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이 소설은 어떤 잔혹한 범죄나 눈에 보이는 단서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그 흔한 형사나 탐정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악기수리공 다치바나 세이이치. 그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비정상적으로 과민한 청력을 지니게 된다. 그러면서 평상시 시각이 지배하던 세상은 일순간 청각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돌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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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소리’에 관한 소설이다. 주인공 다치바나의 귓속으로는 도시의 온갖 소음이 물밀듯이 밀려든다. 다치바나는 소리를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낀다. 그것은 주인공에겐 현기증이 일 만큼 혼돈스럽지만 독자들에겐 때로 묘한 황홀경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하여 독자는 주인공과 더불어 낯선 청각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 얼마나 괴물 같은 소음들에 둘러싸여 있는지를 이 소설은 치밀하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