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찍어준 접선(?) 장소는 광화문 스타벅스였다. 남자는 나를 차에 태웠다. 광화문 일대를 한 바퀴 돌더니 경희궁 쪽 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카페의 작은 방에는 깔끔한 수트를 차려입고 머리카락을 한 올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빗어 넘긴 남자 두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2023년 청구동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1500억 원대의 불법대출이 문제가 됐는데, 그 모든 걸 지휘한 사람이 바로 ‘사채왕’ 김상욱입니다.”
‘사채왕’이 새마을금고 지점 하나를 자기 개인금고처럼 쓰고, 끝내 깡통으로 만들었다는 대목은 이해불가였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금융당국은 가만히 있었다고?
내가 이해불가라는 표정을 짓자, 추리닝의 남자가 스마트폰에서 녹음 파일 하나를 재생했다. ‘사채왕’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누구 하나 오늘 죽여야겠어. 거기 애들 좀 준비해놔.”
수트의 남자는 증거물과 음성파일 약 2000개가 담긴 USB를 내게 넘겼다. 셜록이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다.
“끈질긴 취재”와 “용기 있는 기사”(2024년 Q저널리즘상 선정 이유 中)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독보적인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만난다.
‘셜록 뉴스북’ 첫 번째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