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라는 단어에는 카리스마적인, 무언가 사람을 압도하는 매력이 있다. 확실히 에로틱하면서도 악마적인 유혹이 느껴져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즘 남자들이 기대하는 여자의 모습에는 이런 '악녀'적 속성이 다분하다. 이 책은 때로 배척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론 숭배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이 악녀의 의미와 실체, 그리고 악녀의 이미지가 형성된 과정, 평범한 남녀가 악녀를 보고 느끼는 욕구들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 호리에 타마키는 '악녀'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아사히신문에서는 그녀의 연구를 두고 '악녀학'이라고 명명할 정도다. 그녀는 이 책에서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황태자를 매혹시켰던 릴리 랭트리, 재치와 기지로 남자들을 사로잡았던 코라 펄, 아름다움과 야심을 겸비한 에바 페론, 눈물과 웃음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이멜다 등 실재 역사 속의 악녀뿐 아니라 고전, 오페라, 로맨스 소설, 영화, 성경, 만화 등을 종횡무진하면서 다양한 악녀 유형을 소개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악녀들의 자유분방함, 자유의지, 성취지향성, 적극성, 천연덕스러움, 재치, 기지, 지혜, 배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