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문과 뉴스 등 언론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각종 사고, 구타, 살인, 전쟁, 기아, 질병과 이에 따른 죽음을 보도하는가? 왜 공포 영화와 괴담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는가? 왜 이라크 무장단체들에 의해 참수된 희생자들의 동영상이 그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을 떠돌아다니는가? 그것은 바로 ‘죽음’만이 갖는 모순되고도 독특한 특성 때문일 것이다.
죽음은 실존하는 우리에게 언제나 불가해한, 인류 최대의 미스터리다. 그 누구도 살아 있는 한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없고 타인의 죽음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경험하게 되며,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또한 죽음은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찾아들어 예측할 수도 없고 무언가를 준비해야 할지 종잡을 수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죽음은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탐구와 호기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죽음은 언제나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만 의미를 던지며 끊임없이 삶과 변증한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학술적 지식과 인문적 교양보다는 삶 속에서 발견되는 죽음의 모습,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방법과 형태들을 접해보는 것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떨쳐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은 죽음이 아닌,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겁을 먹는다'는 에피크테투스의 말은 옳다, 또한 '우리는 죽음에 대한 근심으로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삶에 대한 걱정 때문에 죽음을 망쳐버린다'는 몽테뉴의 말은 한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러한 긍정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