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에너지의 철저한 지배를 받고 있다. 에너지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와 편안함의 근간이다. 또 인류가 진보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 또한 이 에너지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에너지 경제는 안전한가?
이 책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현재의 에너지 경제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는 모두 언젠가는 바닥나게 될 유한자원이다. 이 중 석유는 OPEC을 비롯한 국내 정세가 불안정한 몇몇 나라에 집중되어 있어 가격 변동이 심하게 일어난다. 천연가스는 석유보다는 깨끗하지만 운송비가 훨씬 비싸다. 석탄은 풍부하고 쉽게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해물질을 너무 많이 배출해 해마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의 이면에 석유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
“이제 인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 우리의 미래가 되어버리는 에너지 경제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모습대로 미래를 건설할 기회를 갖고 싶다면, 지금 시작해야 한다. 정치적 환경이 좀더 유리해질지 모르는 2010년이 아니고, 비OPEC 석유가 뚝 끊기거나 유가가 치솟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시대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2020년도 아니다. 에너지 공급 전선에 혼란이 야기되거나 전쟁이 일어나 각국 정부가 더욱 방어적이고 수동적이며 국수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세계를 구하려는 의지와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게 된 다음에는 더더욱 아니다. 요컨대 더 이상은 에너지 경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며 모든 일이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을 여유가 없다. 우선 우리의 에너지 체계가 어떻게, 왜 변화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결국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에너지 체계가 변화할 것인가가 아니다. 사실 이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