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의 순환과 쓰임새'. 부제에서 보듯이 시골 뒷간과 들, 산 곳곳에 버려지는 사람 똥, 염소 똥똥, 새 똥들이 어떻게 돌고 돌아 맛있는 복숭아와 풍성한 곡식의 거름이 되어 돌아오는지, 똥의 용도와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한지에 먹으로 그려진, 그야말로 누린내 물씬 풍기는 색감에, 논 밭 여기저기에 흩어져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똥 그림이 익살맞습니다. 들로, 숲으로 동물들의 똥을 찾아다니는 아이들. 나뭇가지로 똥을 헤짚으며 족제비의 아침 식사였던 쥐의 털을 발견하고, 또 수달이 먹은 물고기 가시도 발견하고는 환호합니다. 이어 뒷간에서 퍼낸 똥을 짊어지고 밭에 뿌려주며 "똥 똥 언니 똥 보리밥이 될 똥, 똥 똥 아기 똥 누런 호박 될 똥~" 이렇게 노래도 부릅니다. 그 과정 중 자연스럽게 똥의 종류와 쓰임이 설명되지요. 책 맨 뒷장에는 뒷간에 눈 똥의 일생과, 양변기에 버려진 똥의 일생을 보여주는 그림 도표도 실려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두 거름이 되어 곡식을 만들던 똥들이 이제는 분뇨 처리장에서 슬픈 일생을 마감하고 있군요. 켁, 분료 처리장에서 걸러진 똥 찌꺼기는 말린 다음 먼 바다에 버려진다고 하는데요... 어주 아주 먼 심해라곤 하지만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네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밭 한 귀퉁이에서 엉덩이를 까고 똥을 누는, 책 표지 아이의 모습이 참 재밌습니다.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통 새카만데, 유독 엉덩이만 하얗습니다. 도시에 사는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우리 어른들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 테지요. 를 그린 김시영 씨가 먹과 수채물감으로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