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은 현대 물리학의 총합
입자물리학 - 양자 역학 - 상대성 이론을 한 권에
우주의 ‘속살’과 과학자의 ‘숨결’을 느낀다
우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뜨거워졌다. 우주 관광 상품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리고, 심지어 화성에 거주할 사람들을 모으는 화성 이주민 프로젝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다뤄질 법한, 실제로 현실이 되리라고는 믿지는 않았던 일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는 기대(혹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과학적 사실에 토대를 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들이 인기를 끌면서 지구 바깥의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 과학에 별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빅뱅’이니 ‘블랙홀’이니 ‘암흑 물질,’ ‘우주 팽창’ 같은 우주론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우주는 텅 비고 까맣고 막연하며 두렵기만 한 우리와는 동떨어진 대상이 아니라 탐구하고 개척하고 언젠가는 우리가 이주해야 할 보다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 비록 아직은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이지만 각국이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고 투자를 늘리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우주론은 현대 과학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물리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우주론에 관여한다. 이 책 『우주, 시공간과 물질』은 바로 그런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현대 물리학은 입자물리학, 양자 역학, 상대성 이론이라는 세 개의 큰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기둥을 제대로 이해할 때 우주론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가장 작은 세계, 즉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와 그 원자 안의 세계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물리학(입자물리, 양자 역학)과 가장 큰 세계, 즉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이 어떤 원리에 따라 작동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물리학(상대성 이론)을 결합할 때 우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 가령 ‘빅뱅’ 이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공간과 시간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와중에 물질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려면 이 세 학문을 결합시켜야만 제대로 된 접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우주론에 관한 ‘표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과학사의 일화나 단편적인 재미를 쫓기보다는 우주의 ‘속살’을 보여 준다는 입장에서 서술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교양 과학서와는 차별화된 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물리학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수학을 담고 있다. 수학은 과학의 기본 언어인데, 수학을 배제하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평소 교양 과학서의 깊이에 갈증을 느낀 독자들에게는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단물이 될 것이다. 혹여 수학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전체를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수식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주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우주론의 속살을 보여 주고 과학자들의 숨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내용 또한 방대하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입자물리학, 우주론을 모두 포괄하기에 일반 과학서 네 권을 한 권에 모아놓은 셈이 되었다. 이 책이면 우주를 이해를 하는 데 다른 책을 찾아보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학적 사실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많은 질문들을 통해 현대 과학의 정수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