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사건들 속에서 펼쳐지는 슬픈 사랑 이야기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가 날까? 이러한 철학적 질문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누군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면, 과연 그는 살았던 것일까? 오스터는 짐머의 입을 빌어 무성 영화 시대의 코미디언 헥터 만의 존재를 추적하면서 이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을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한 세계 속으로 몰아넣는다. 오스터의 전작들처럼,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상황 속에 빠져드는 이 소설의 주인공 짐머는 또한 전작들처럼 속을 헤매고, 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이야기의 틀을 구성해 나간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환상의 책』은 이 책이 한 인간의 존재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책 제목 자체에서 이 책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 놓인 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스터가 생각하는 현실은 다른 여타의 소설이 보이고자 하는 현실과 사뭇 다르다. 그에게 현실은 필연이 아니라 우연의 연속이고,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이 촉발하는 가능성의 카드들이다. 그러므로 오스터에게 우연은 소설의 진실성을 방해하는 인위적 요소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이다. 그리고 우연에 지배되는 삶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뭇 비극적이다. 따라서 샤토브리앙으로부터 인용한 이 책의 제사(題詞)는 그의 문학이 지향하는 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무성 영화 시대의 코미디언 헥터 만의 삶을 추적하는 데이비드 짐머의 세계와 헥터 만의 세계는 서로 겹치면서 우연의 일치와 운명, 묘한 공명 상태를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헥터 만의 세계는 짐머의 세계처럼 한순간에 붕괴되고, 짐머처럼 만은 슬픔 속에서 자신을 지탱하고 참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스로 부과한 유배와도 같은 유랑 생활을 시작한다. 서로 다르면서 동일한, 또한 동일하면서도 다른 삶 속에서 꾸려 나가는 삶의 우연성과 비극 속에서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언론평
완전무결한 작품. 오스터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작가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오스터의 『환상의 책』은 우아하고 섬세하면서도 지적 묘미의 진수를 선보임으로써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등장인물 헥터는 실존하는 어떤 배우들보다도 더 실감나게 살아 숨쉰다.
- 뉴욕타임스
오스터 최고의 작품. 예술가가 창조한 작품은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우아한 명상. 치밀하게 구상된 미스터리의 연속은 『뉴욕 3부작』을 연상시킨다…… 대단히 흥미롭고 만족스런 작품.
- 퍼블리셔스 위클리
대단히 매혹적인 폴 오스터 문학의 새로운 정점
- 조너선 레덤
더욱 사려 깊고 신중해진 오스터는 형이상학적 유희와 능숙한 서사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했다. 그것은 모든 환상을 물들이고, 죽음으로 과대 평가된 한 인간에 대한 지극히 감동적이고 사실적인 초상을 창조한 비애이다……오스터는 마침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현실 세계 속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이 책을 통해 폴 오스터는 자신의 문학적 독창성을 완성시키고 있다.
- 월 스트리트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