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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쓸모
글쓴이
발타자르 그라시안 저
출판사
삼인
출판일
2025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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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발타자르 그라시안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1630년)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 1642년)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Ora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년 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책 소개

분야인문
“참다운 지혜는 불의한 사람과 부당한 현실에 맞서는
쓸모 있는 무기이자 수단이어야 한다!”

쇼펜하우어가 불멸의 스승으로 여기고, 니체가 인생의 지침으로 삼은 일상의 철학자
발타사르 그라시안이 전하는 세속적 지혜의 기술

2023년 11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한 출연자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소개한 뒤 그의 저작들이 2024년 상반기 대한민국 서점가를 휩쓸었다. ‘쇼펜하우어 열풍’이라 부를 만했다. 그와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끈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었으니, 쇼펜하우어가 공공연히 ‘불멸의 스승’이라고 밝힌 발타사르 그라시안이었다. 그라시안은 신학과 철학, 인문학에 정통한 가톨릭 사제이자 대학자였고 뛰어난 연설가였다. 하지만 그가 펴낸 저작들은 종교적 이상이나 관념적 윤리, 현학적 지식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귀에 쏙쏙 박힐 만한 현실적 조언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의 저서들이 1600년대 중반 유럽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이유였다. 하지만 이처럼 대중 친화적인 그의 저작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반감을 샀고, 가톨릭 고위직 세력은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책을 출판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라시안을 탄압했다. 1658년 급기야 그라시안은 자신이 소속되었던 예수회를 탈퇴하겠다는 청원을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같은 해 세상을 떠난다.

그라시안은 인간세상과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힘을 가진 탐욕스러운 소수가 대다수의 민중을 착취하고, 우매한 민중으로 하여금 지배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욕망을 자극하고 유혹하며 인간의 영혼을 타락시키는 구조가 작동하는 공간으로 보았다. 사실 이러한 욕망의 구조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불의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그라시안의 언어들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당대와 근대, 현대의 편협한 학자들에 의해 철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통속 작가’에 머물러야 했던 그라시안의 세속적인 조언들은 불의한 세력과 각박한 현실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기에 오히려 위대한 사상과 철학들이 쇠락해갈 때도 400년의 시간을 넘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혜의 쓸모 : 초역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마지막 인생 수업』은 스페인어권 문학이 우리나라에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던 스페인?라틴 문학 권위자 송병선 교수가 그라시안의 저작들 속에서 가려 뽑은 글들로 구성했다. 송병선 교수는 1990년대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저작들을 거의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인간관계, 공부, 삶의 의외성, 인간의 품위에 관한 글들은 단순한 도덕과 윤리의 지표가 아니라 각박한 현실을 지혜롭게 건너도록 이끄는 뛰어난 무기이자 수단으로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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