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언어 관계에 대한 치밀한 보고서이다.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유라시아 서쪽 끝 섬나라인 영국의 영어는 대륙의 독일어와 자매 관계에 있으며 두 언어 모두 게르만어파로 불리는 공통의 선조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런데 유라시아 동쪽 끝 한국어와 일본어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사실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일본 언어학자 시미즈 선생과 한국의 박명미 선생은 2년여 동안 일본어의 뿌리를 캐는 작업에 전념한 결과, 명백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 결론은 이렇다. ‘한자어에서 차용된 언어와 서양에서 들어온 외래어를 뺀 순수한 한국어와, 일본어 고유어의 어근이 거의 같다’ 그러므로 ‘일본어는 한고어(韓古語)라는 어머니에서 태어난 딸 언어의 하나이며 현대 한국어와는 자매 관계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연구과정을 보여준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기초 어휘 약 5천어에서 같은 어근(語根)을 밝혀낸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중 1,500어만 수록했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한일 양 언어의 역사는 물론 한일 관계사는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기록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다방면에 걸친 새로운 인식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며, 특히 언어학 측면에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리라 여겨진다. 이미 역사, 고고학, 유전학적인 측면에서는 한국과 일본, 한민족과 일본민족이 같은 계통이라는 사실이 많이 밝혀졌다. 이제 마지막으로 문화의 DNA라고 할 수 있는 언어학적인 측면에서도 한일 두 나라의 언어가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