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진 조국(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어느 여성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 민담, 이슬람 전승의 옛이야기와 어울려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짜여지며, 신화가 지닌 은근한 힘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파그만의 정원』은 풍요롭고 신비로운 아프가니스탄의 전통적인 이야기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사이라 샤의 자전적 에세이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접촉점을 모색한다. 사이라 샤는 어릴 때 가족이 영국으로 망명해 살았는데,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들려주던 아프가니스탄의 신화와 민담들을 떠올리며 조국을 찾는다.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국경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간 그녀는 몇 십 년을 이어온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 여자와 아이들에게는 불평등과 희생이 강요되는 모습 등을 보게 된다.
아버지에게 아프간의 신화와 전설, 가족사를 들으면서 자란 어린 시절과 스무 살 때 자히르 샤와 함께 한 아프가니스탄 여행 기억, 서른이 넘어 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러 몰래 카불로 들어가는 이야기들을 그곳으로 가면서 만난 사람들과 수많은 사건들을 통해 교차적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