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일 청산 문제를 둘러싼 과거사 논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현대사는 격동의 시기였고, 민족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는 시기였다. 해방과 분단, 신탁통치, 한국전쟁, 독재와 군사정권,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에 이르기까지 우리 현대사의 모퉁이마다 논쟁은 존재했고, 산업화와 세계화처럼 시대적 변화의 결을 읽어내고 이끌어내는 원동력이었다. 그렇기에 우리 현대사는 논쟁의 역사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논쟁은 당대의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와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어내는 건전한 힘이자 새로운 모색을 위한 출발점으로, 역사와 사람이 존재하는 한 지속돼야 한다.
1980년대 백가쟁명식 논쟁을 통해 민주와 자주, 통일의 역량을 키운 우리는 과거사 논쟁, 색깔론 시비, 반미와 미군철수, 보수와 진보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또 다른 논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숙한 논쟁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의도와 맥락context으로만 받아들이려는 무모한 논쟁에서, 주제text 그 자체로 의견과 입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바람직한 논쟁문화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대를 달군 논쟁을 통해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생각과 고민을 살펴보고, 논란을 가져온 문제를 반추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일관된 시각에서, 관련된 주제별 논쟁을 시대 순으로 배치해, 우리 현대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역사와 당대 지식인의 고민을 함축'한 이 논쟁들은, 해방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는 '우리의 문제'를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1부 분단과 통일, 그리고 미완의 논쟁, 2부 한국 문화계를 달군 격렬 논쟁들, 3부 논쟁을 통해 본 한국종교, 4부 지금 논쟁 중인 핫이슈들, 5부 말末 없는 말, 지금 논쟁 중! 으로 구성된 이 책은, '좌우갈등'과 '남남갈등'을 보여주는 정치적 논쟁부터 문화와 학술 논전, 보수와 자유를 가르는 종교 갈등,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가치와 기술의 진보에 따른 윤리와 인권의 새로운 시각 제시 등 다양한 분야의 논쟁을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