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비합리적인 상황과 수시로 대면한다. 광적인 애국심과 종교적 열성으로 타인을 위협하고 칼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이 시합에서 졌다는 이유로 소동을 벌이기도 하고, 세금은 한 푼이라도 안 내려고 들면서 술과 도박에는 돈을 물 쓰듯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인간에게 합리적 이성이 존재한다면 인간 존재가 처한 곤경이 이렇게까지 끔찍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합리적 이성이란 진화가 인류에게 부여한 특별한 표지이다. 바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이다. 그런데 지금껏 이성은 주로 인문학의 영역에서 다뤄졌고 철학적 개념으로 접근해 왔다. 우리가 바닷가에 토요일에 갈지 일요일에 갈지 정하는 것은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주말에 바닷가에 갈 것이냐 도서관에 갈 것이냐의 문제는 언뜻 자유 의지에 달린 일 같아도 실상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일임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생명에 대한 과학적, 생물학적 이해조차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간의 근본적 이성과 합리성을 논할 수는 없다. 과학적 관점으로 현실을 객관적으로 통찰할 때 비로소 이 세상의 비합리성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