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MBC TV ‘!느낌표―박수홍?윤정수의 아시아! 아시아!’에 출연했던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비뿌의 눈물을 잊지 못한다. 우리는 그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를 가슴 깊이 새겨야 했다. 그렇게 ‘새삼’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이주노동자 문제는 한국인의 ‘인종적 편견’을 비추는,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었다. 일면, ‘느낌표’의 힘이기도 했지만, 느낌표만이 가슴에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 그것으로 현실에서의 편견과 차별까지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었다.
다시말해, 백인들한테는 “차 한잔 하시겠습니까?”라며 호의적인 데 반해 유색인종한테는 대뜸 “얼마나 버느냐?”고 물으며 얕잡아보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이중적 태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경외’의 심리가 비굴한 방식으로 표출되거나, 다른 한편에서는 ‘경계’의 심리가 거칠고 비열한 방식으로 표출되는 이 ‘사회심리’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우리를 불러세운다. “그런데 아빠, 인종주의가 뭐예요?”라는 10살배기 딸의 물음으로 시작되는 이 책에서 아빠는 말한다.
“인종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류만이 존재할 뿐이다. 인간의 다양성은 풍요로움이지 장애가 아니다. 한 존재를 존중하면서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과 다양함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이다.”
딸은 계속해서 묻고 아빠는 왜 우리 모두가 다른지, 그 다름이 과학과 종교 따위와 뒤엉켜 역사적으로 어떻게 차별의 현실로 발전해 갔는지, 이에 맞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딸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한다. 이어서 초중고생들과의 대화, 독자의 편지글 등을 덧붙이면서 ‘차별’을 넘어 ‘차이’와 소통하라고, 그 ‘다름’이 우리 삶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시대 대표적 논객 진중권 씨는 이 책에 인종차별의 역사와 이데올로기적 허위를 발가벗기는 명쾌한 글을 실어 지은이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