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이런 몸을 염원하고, 누군가는 말도 안 된다며 비웃겠지만 장생의 인간으로 사는 건…… 아니, 괴물로 사는 건 상상 이상으로 이건 끔찍한 거다.”
아일로이드 가의 딸 시엔. 변심한 약혼자의 손에 아버지를 잃고 가문도 몰락한 시엔은 그 이후 정신을 놓은 남동생과 살아남기 위해 정체를 숨기고 남장을 한 채로 살아간다. 동생의 병원비와 약값에 허덕이던 어느 날, 시엔은 엄청 높은 임금에 혹해서 그가 모실 주인을 찾아 가시나무 숲의 고성으로 향하는데, 이게 웬일? 자살이 취미인 주인님이라니……!
꿈에서조차도 조우하기 힘들어 그리움 더했건만 잠도 들지 않은 의식에 그녀가 찾아오나. 왜 갑자기.
『인면수심의 살인자!』
다시금 그녀가 속삭였다. 그래서 웃었다. 나를 살인자라 부르는 입술로, 내게 입맞춤을 해준다면 그 독설조차 다디달다. 그러다 중얼거렸다. 정신 나간 놈. 고스란히 품에 안았던 지난 과거와 기억들이 귀퉁이 어딘가를 시발점으로 망가져가는 기분이었다. 차라리 완전히 미쳐버린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 터.
「데이안.」
아, 그래. 저게 내 이름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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