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교〉는 1934년에 발표된 백신애의 단편소설이다.
뒤뜰에서 어린 학도들이 무지개가 선 공중을 바라보며 놀고 있다. 천돌이는 무거운 짐을 문턱에 내려놓고,
“제길, 그놈의 하늘.”
하고 동편 하늘 높이 무지개가 놓인 것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혀를 찼다.
“그놈의 비가 오려거든 솰솰 와 버리든지, 오기 싫거든 그만 쨍쨍 가물어 버리든지.”
하며 부엌에서 늙은 어머니가 튀어나오며 무지개가 선 하늘을 역시 원망하는 것이었다. ─ 〈채색교〉 본문 중에서
복순이는 싹 돌아앉았다. 떨어진 것을 집어 모으는지 바느질 그릇을 앞에 놓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것이었다.
가난한 그 살림 속에서라도 계집애답게 비록 낡은 무명이나마 살구꽃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고, 숱 많고 긴 머리를 되는대로 충충 땋아 늘이고 돌아앉았는 것이었다.
천돌이는 기다리고 별러 오던 이 좋은 기회 웬일인지 말문이 닫히고 평소같이 술술 말문이 터지지 않았다. 공연히 가슴만 울렁거리는 것이었다. ─ 〈채색교〉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