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시인 임선기가 펼쳐 보이는 절제된 언어와 풍부한 여백의 시편들이다.
시인으로 산다는 건 백지가 된다는 것, 백지를 대하는 것. 지금 백지에는 불이 온다.
시인이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하고 있는 행위, 숨을 내쉬는 행위 자체를 투명하게 관찰하고 있다.
임선기 시인은 절제된 언어와 풍부한 여백으로 기술을 최대한 걷어내고, 우리의 그리움 속 깊이 간직된 마법의 흔적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는지. 평범한 가을 풍경들 사이로 조용히 스며드는 겨울 소식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름의 끝자락에 『항구에 내리는 겨울 소식』이라는 낯선 제목으로 찾아온 이 한 권의 시집이 선사하는 마법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