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는 것은 입맛을 만족시키고 배를 불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는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이 창조하고 개발해 온 수십만 가지 요리들의 목록을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음식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양식이라는 개념을 벗어날 때 ‘미식의 욕망’은 인간의 또 다른 본능이 되어 우리를 유혹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80년 전 “먹을 수 있는 우주가 여러분 앞에 열려 있다.”는 선언과 함께 브리야 사바랭은 인간의 미각 앞에 열려 있는 광대무변한 세상을 펼쳐 보여주었다. 그는 이 책에서 고대부터 자신의 시대까지 인류의 식생활사를 총괄하고, 음식에 얽힌 다양한 경험과 성찰을 기록하였다. 이는 결국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데로 나아간다. ‘미식’이란, 맛에 대한 인간의 생체적 반응이라기보다는 사회, 문화, 예술이 주는 모든 기쁨들을 농축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음식과 식생활이지만 그것은 수많은 인간사를 보는 격자창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