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1,000여 년에 걸쳐 중국의 왕실과 고관대작들이 마실 차를 조공으로 바쳤다. 이는 그들의 집요한 요구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린티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중국에서 왕실과 고관대작들이 마실 차로 왜 한국의 차를 선택했을까?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고 명백하다. 인삼의 예를 들어 보자.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 인삼이 모두 나지만 중국은 한국의 인삼을 최고의 상품으로 여겼다. 바로 토질의 차이 때문이다. 차도 토질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지리산 부근에서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었고, 그 약효와 맛, 향기, 색은 중국과 일본의 차를 능가하였다.
유럽의 차문화는 홍차문화다.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의 차문화는 인도와 실론섬, 동남아를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더욱 발전하였고, 립톤티라는 세계적인 상품을 만들어 고급문화였던 홍차를 대중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홍차문화에서 중국 도자기를 응용한 본차이나라는 유명한 생활자기가 탄생하였고, 세계적인 명품 찻그릇도 갖게 되었다. 본차이나의 원류인 중국에도 자사오라는 명품 다기가 있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차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형태를 복사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에서 미야마의 기적으로 불리는 시쯔마야키와 심수관의 수관도원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인 명품 다구들은 바로 조선 땅에서 만든 것을 복제했거나 원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인들이 세계에 자랑하는 국보 다완과 국보급 명품 다구들은 모두 조선에서 만든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웰빙문화가 불고 있다. 서구인들은 동양의 채식문화와 다도문화를 웰빙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녹차는 혈관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노화방지, 항암효과, 고혈압?동맥경화 억제, 비만 방지, 체질 개선은 물론이고 다양한 약효 성분과 영양분이 있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녹차의 효능과 동양의 신비가 서구 사회에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세계의 녹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맹렬히 싸우고 있다. 자국의 차문화를 알리기 위해 해외공관을 주축으로 해외동포와 유학생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수시로 차회를 열어 차와 차실 그리고 다기를 소개하는 등 그들의 세계 차 시장 공략은 국가적 사업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동양 차문화의 대표주자 중국과 일본이 인정한 차와 찻그릇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차문화는 어디로 간 것인가? 조선 500년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완전히 압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 고유의 차문화를 이제라도 되살려야 하지 않을까? 중국의 차문화, 일본의 차문화 알리기에 급급한 한국의 차인과 언론들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