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의 첫 소설집 『안녕, 레나』는 주로 20대 전후의 감수성 예민한 젊은이들의 감각을 대변한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사회는 그들에게 출구 없는 감옥이며,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게다가 점점 옥죄어 오는 생활의 무게는 숨이 턱턱 막히게 한다. 그들에겐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절실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을 차가운 공간에 내팽개친다. 그들이 머무는 곳은 인터넷 채팅방이거나 아는 이의 눈에 띄지 않는 ‘시립도서관’이거나 자기만의 ‘방’이거나 ‘자살 동호회’ 등이다. 그들은 쓸쓸하고 우울하다. 사회에 갓 진입한 그들에게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현실은 곧 절망의 늪이다.
이처럼 한지혜의 소설에는 현실의 젊은이들이 처해 있는 심각한 생활의 단면들이 가감 없이 그려져 있다. 이른바‘생활의 리얼리티’라 불릴 만한 부분을 포착해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하루에도 몇 번씩 뭔가 확 저지르고 싶은’ 우리 시대 청춘들의 우울을 정면으로, 그러나 경쾌하게 포착한 소설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