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대한 묵상, 세월, 그리고 추억을 담고 있는 『내 얼굴을 찾으라』는 존 업다이크의 20번째 소설이자 2차대전 전후의 미국 미술에 대한 PBS 방송의 다큐멘터리와 맞먹는 내용을 지닌 작품이다.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미국 동북부의 버몬트 주에 위치한 한적하고 외진 시골, 때는 2001년 초봄이다. 79세의 화가 호프 샤페즈는 본인 역시 저명한 화가이지만 그보다는 미국 예술계의 추상 표현주의와 팝아트의 양대 산맥이었던 전설적인 두 남자의 부인이었다는 점 때문에 더 유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느 날 그녀에게 뉴욕의 잡지사 기자 캐스린 디’안젤로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 오전에 두 시간 정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면 충분할 것이라 짐작했던 호프는 그러나 한 다발이나 되는 질문지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녹음기, 그리고 호프가 피하고 싶은 사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들(성적인 부분도 포함하여) 앞에 당황한다. 호프는 캐스린에게 그날 하루를 완전히 할애해야 했다. 호프 아우더커크, 호프 맥코이, 그리고 호프 할로웨이와 호프 샤페즈라고 불리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 노화가는 캐스린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에 천천히 그러나 신랄한 어조로 답한다. 자신의 경력과 영광, 2차대전 후 미국 예술계에서 일어났던 온갖 무용담에 대해서….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두 여성의 관계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어머니와 딸, 치료사와 환자, 약탈자와 전리품, 탄원자와 숭배자의 역할을 서로 주고받으며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