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철도원과 파이란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아사다 지로가 구상에서 집필까지 무려 20년이 걸린 대작. 일본에서는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에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아사다 지로 작가정신의 정수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13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제13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했다. 27회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동명 영화(한국 개봉 제목 )의 원작이기도 하다.
아사다 지로는 생생한 묘사를 위해 주인공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고향으로 설정된 모리오카(오늘날의 이와테 현)를 봄, 여름, 가을, 겨울별로 답사하여 자연경관의 변화와 유적지를 살피고 사투리를 배우는 한편, 전투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내기 위해 1860년대 교토, 오사카 고지도까지 살펴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작품이 한편으로 대하 역사소설로서의 면모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칼에 지다』는 단순한 역사소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비록 칼과 무사 이야기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그의 작품들 바탕에 흐르는 공통된 정서, 즉 생존경쟁에서 떠밀려난 존재, 주류에서 소외된 집단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무한한 애정이 글 전체에 살아 숨쉬는, 그야말로 아사다 지로다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