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생겼어요?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사는 이가 몇이나 될까? 부자든 가난하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다들 고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은가? 고민이 많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도 어른들 못지않게 크고 작은 고민들을 안고 산다. 공부 문제, 친구 문제, 형제, 이성 관계, 학교생활, 외모 등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다 고민거리다. 예민하고 민감한 아이들은 자기 정체성에 관한 문제로 끙끙대기도 한다.
『엄마 이름은 T-165』는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이런 고민들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극복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 희망이는 털색 때문에 고민이다. 표지에서도 커텐 뒤에 숨어 살짝 얼굴을 내민 흰쥐가 보인다. 이 흰쥐가 희망이인지, 희망이 엄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문 입이 세상을 원망하는 것도 같고, 잔뜩 불만을 품은 것도 같다. 커텐을 잡고 있는 팔목에는 T-165라는 글자가 새겨진 팔찌를 끼고 있다. 마치 아이가 태어나면 다른 아이와 헷갈리지 않게 끼우는 팔찌 같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희망이는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다. 그것은 다른 쥐들과 한눈에 구별되는 털색. 부모도 회색 털이고 마을 누구도 흰색 털을 가진 쥐가 없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희망이만 흰색 털이다. 그 때문에 희망이는 시장을 비롯한 마을 쥐들에게 미움을 받고,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다 보니 희망이는 늘 혼자다. 외롭고 주눅 들어 있다. 엄마 아빠와 큰외할아버지인 깜지가 아무리 사랑으로 감싸주어도 희망이의 외로움은 작아지지 않는다. 털색을 원망하면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자기를 탓하며 지낸다.
자기 정체성이니 왕따니 하는 주제는 너무 익숙해서 자칫 낡고 상투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함정을 피해가며 ‘실험쥐’라는 독특한 소재와 참신하고 탄탄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끌고나간다. 희망이는 흰쥐라서 다른 쥐들과 구별되고, 그것은 차별을 당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처럼 우리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있다. 흔히 ‘다문화’라고 불리며 차별당하는 이들이 이에 해당될 수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이 또 다른 희망이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이 작품은 나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까지 두루 살펴보고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