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 내 마음의 지도
해바라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희는 이모를 따라 서울로 상경한다. ‘제대로 된 그림'을 배우기 위함이지만, 회색의 도시는 주희에게 끝없는 미로이면서 각박한 곳이다. 해바라기를 키우는 작은 화실을 선택한 것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친근함 때문이다. 그러나 콘크리트 더미의 도시에서 자꾸 길을 잃게 되고, 길을 헤매던 중에 자신이 떨어뜨린 해바라기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한 소녀와 만나게 된다. 허름한 대문 위 자투리 공간에서 상추를 가꾸는 할머니를 통해 콘크리트 더미 곳곳에 살아 있는 자연을 보게 된다.
주희는 번짓수가 아니라 갖가지 식물들이 이정표가 되는 자신만의 지도를 완성하고, 비로소 길을 잃지 않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 그림자 소묘
사춘기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소녀는 자신만의 형이상학적 세계에 머물러 있다. 어느 날 존재감(그림자)이 사라진 투명인간이 되었다는 혼란에 휩싸이고, 길거리를 방황하던 중 주희가 떨어뜨린 해바라기 그림을 보게 된다. 같은 반에 주희가 전학을 오게 되고, 주희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낀다.
주희의 부탁으로 그림 모델을 하면서, 그리는 사물에 ‘주파수’를 맞추는 주희를 본다. 그리는 이와 대상 사이에 생기는 ‘공감’과,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현실 속에 자리한 자신을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