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탤런트 명로진 씨가 밤마다 아들 '제이'에게 들려준 구연동화를 CD와 함께 묶은 것입니다. 즉석에서 지어낸 아빠의 '울트라 캡숑 유치 짱' 요절복통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 '제이'는 날마다 행복한 단꿈에 빠져들었답니다. 아빠 명로진 씨는 아들이 너무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비단 '제이'뿐 만이 아닐 거라는 자신감으로 이 이야기를 동화로 재구성하게 되었지요.
내용은 아주 간단하답니다. 등장인물은 네 종류의 동물로 압축됩니다. 물고기, 고양이, 고질라, 상어(고래). 너무 단순한가요? 좀 더 살을 붙여보면 이렇답니다. 물고기를 잡아먹으려는 고양이, 고양이를 잡아먹으려는 고질라, 고질라를 잡아먹으려는 상어(고래). 스토리 라인은 이게 전부라고 할 수 있지요. 자,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상상력을 발휘할 차례입니다. 이 정도의 등장인물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실제로 이 책에는 글이 하나도 없습니다. 보는 이에게 되도록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고픈 그린 이의 의도가 숨어 있어요.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지요. 동판화로 그려진 한지예씨의 섬세하고 재기발랄한 그림은 글 없는 그림책의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결점을 충분히 채워줄 만큼 재밌습니다. 창작자의 영감이 그림에도 그대로 톡톡 묻어나지요.
책의 장점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구연동화의 원형이 그대로 담긴 CD 칭찬을 좀 해야겠습니다. 일단 CD를 듣고 나면 이런 어른들이 분명 나올 겁니다. "이게 뭐야~" 하는, 황당해 죽겠다는 표정의 어른들이. 아마도 그런 어른일수록, 한번도 자기 아이를 자지러지게 웃겨본 적 없는 어른일 가능성이 큽니다. 위에서 간단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상상해 보라던 얘기를 드린 바 있지요. 여러분의 상상력이 스토리라인에 자꾸 '이유'나 '정보'를 붙여가는지, 아니면 '가락'이나 '의성어' 같은 추임새를 붙여나가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명로진 씨는 이야기에서 '왜?'라는 질문을 모두 빼고, 아이들 수준에 꼭 맞는 단어 몇가지에 계속 가지를 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 갑니다. 심지어 70~80년대 '웃으면 복이와요' 같은 코미디프로에서 등장하던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식의 가락에서부터, 괴상한 신조어 하나 만들어놓고 자기들끼리 좋아라~히히덕거리는 5~6세 조무래기들의 우스꽝스런 조크까지, 그야말로 유치하기 그지없는 추임새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지요.
어른들은 대개 아이들에게 많은 정보, 많은 단어, 더 많은 무엇가를 자꾸 주입해주려는 습관이 있지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라고 하면서도 말이지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인 의도를 하나도 가지고 않고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의 올바른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유치함과 단순, 반복, 과장으로 엮어지는 네버앤딩의 미학! 창작 구연동화의 절정을 보여주는 이 요물단지 같은 책에서 아이들의 세계를 읽는다면, 너무 비교육적인 발상일까요. 아이들은 이렇게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밤이면 밤마다 뒤집어지는데도 말이지요. ^^
* 구입 전, 참조하세요!
이 책에 수록된 구연동화 CD는 마냥 아이들에게 틀어주도록 제작된 CD가 아닙니다.
실제 구연방법을 보고 부모님들께서 스스로 응용 및 창작하시라고 첨부한 CD입니다.
부모의 실제적인 구연 대신 CD를 반복 틀어주는 것으로 역할을 대신 하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