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후드티만 입으면 돼.”
이 하나를 모토로 모든 것을 대학 입학 후로 미뤄 버린 나.
그랬던 내가 처음 느낀 사랑, 처음 가져 본 단짝.
그 단짝이 내 짝사랑과 사귀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종로 뒷골목에 위치한 LP Bar ‘첼시 호텔’. 전도양양한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맨해튼 첼시 호텔과 달리 간판부터 스러져 가는 이곳은, 학벌이나 직장 같은 바깥세상의 우선순위와 다르게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가 제일 중요하고, 누군가 울면 다짜고짜 안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병 쌓기 아티스트, 데뷔작 없는 작가, 지나간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무명 연극배우…….
밴드 보컬과 기타리스트였던 엄마 아빠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록과 메탈을 자장가 삼아, 단골손님들의 “락영이 어렸을 적에”로 시작하는 타령을 테마곡 삼아 자란 락영(rock-young)은, 첼시 호텔 같은 곳이 아닌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 첼시 호텔 손님들과 같은 몽상가적 삶이 아닌 현실에 발붙인 삶을 목표로 성적을 최우선 순위로 둔 채 모든 것을 대학 입학 이후로 미뤄 놓았다. 그러나 그 밤, 스터디카페에서 지유를 맞닥뜨린 뒤, 굳건하게 나아가던 락영의 삶이 궤도를 이탈한다.
『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은 청소년소설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로 비룡소 블루픽션상, 『오, 사랑』으로 사계절문학상 대상, 장편동화 『4×4의 세계』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받은 조우리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이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가도 곤두박질치는 사랑의 씁쓸함, 미래를 향한 꿈과 불안, 사람을 향한 믿음과 용서, 위로가 되어 주는 음악과 장소…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 무엇도 유기하지 않고 꽉 찬 이야기 속에 속도감 있게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