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회화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예배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불교 수행 중에 부처를 바라보며 명상하는 관불법이라는 것이 있듯이, 예배의 대상이 되는 그림은 본질적으로 참되고 아름답다. 그러므로 불교회화는 본질적으로 종교화이면서 동시에 훌륭한 예술품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실제로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숨쉬어온 불화는 종교화인 동시에 훌륭한 예술품으로서 해외에서 먼저 그 품격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본서에서는 종교화로서의 의의뿐 아니라 감상화로서의 의의에 초점을 맞추어 각각의 작품들이 지닌 예술적 가치를 설명하였다. 고려불화의 경우, 주요 흐름과 부침浮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전체와 부분 컷의 적절한 조화, 붉은색과 금은니의 색감을 고려한 도판으로 당대의 심오한 불교사상을 잘 보여주고자 하였다.
또한 조선시대 불교회화의 흐름은 크게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각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총 31점의 불화를 죽음에 대한 위로, 불법과 가람의 수호 등 8개의 테마로 다시 분류하여 보다 쉽고 풍부하게 구성하였다.
이 책은 해외 소장의 불화들이 원색으로 다량 소개되고, 불화가 제작된 동기를 역사적 맥락에서 짚어냄으로써 그간 낯설게만 여겼던 불화의 미적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해준다. 아울러 연꽃의 의미, 여덟 八과 팔상전 등 불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삽입함으로써 종교를 떠나 보다 많은 독자들이 불교회화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