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라는 세계,소녀를 이루는 세계에 대한눈부신 이야기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한 아이의 세계에 온 마을이 담겨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 않을까.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사라지기 전에 단 하나의 이야기를』에서 주인공 ‘미소’를 비롯해 사람들 모두가 손에 쥐고 있는 각자만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아이의 슬픔과 기쁨』(공저)에서는 아이가 느끼는 외로움을 올올이 섬세하게 꿰어냈던 서연아 작가의 새 작품은,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세 편의 연작 소설이다.세 편의 연작 소설은 서로 교차하지 않는다. 포피는 딜과 루이를 알지 못한다. 딜과 루이 둘 중 누구도 로즈나 강을 알지 못한다. 이들이 사는 세상은 서로 포개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익숙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로 존재하는 소녀들, 그들을 이루고 있는 세계가 몇 겹의 이야기로 다리를 놓음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