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는 맛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는 ‘길 위의 식사’를 영상에세이로 남겼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꽃구경에 넋을 잃었다가 금세 돌산 갓지(갓김치)에 군침을 흘린다. 방태산 계곡 맑은 물을 보면 탄력 있고 부드러운 송어회가 떠오르고, 단풍구경 대신 석쇠 위에서 양송이, 더덕 익는 모습에 취한다. 김장김치가 시어질 때쯤이면 게장 진국으로 간을 맞춘 김치찌개 ‘게국찌’에 허리띠를 푼다.
한 그릇의 음식을 앞에 두고 퍼올린 풍부한 상상력, 맛의 깊이를 더해주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 맛을 만들어낸 정겨운 사람들 이야기에 어느새 나그네의 발걸음은 느려진다. 이때쯤이면 총총걸음으로 지나가는 세월에게 이렇게 큰 소리 친다. “세월아, 난 밥 먹고 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