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심진경의 지난 5년간의 글들을 모은 첫 평론집. 1999년 『실천문학』에 「여성성, 육체, 여성적 시 쓰기」를 발표하면서 평단에 들어선 올해 서른여섯의 젊은 평론가 심진경은, 등단 이후 줄곧 ‘여성’과 ‘섹슈얼리티’라는 주제를 자신의 글 중심에 세우고 여성 문학 비평의 최전선에서 평론 활동을 해왔다. 스스로 “진짜 여성 평론가”의 길을 지향한다는 그에게 ‘여성’은 단순히 생물학적이고 존재론적 차원의 개념이 아니다. 그는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고정된 형식의 거부가 좋은 문학의 요건이듯이, 문학의 한가운데서 그것의 핵심을 규정하는 요소로서 ‘여성’을 바라본다. 다시 말해, “상징적 질서의 모순과 틈을 들여다봄으로써 지배 질서의 승인을 거부하고 그 질서 속에서는 포착될 수 없는 욕망과 언어를 드러내는 존재”가 바로 ‘여성’이라는 것이다. 『여성, 문학을 가로지르다』는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한국 현대 문학을 해석하고 그것의 방향을 그려보고자 한 성과물이다.
모두 5부로 나뉜 이 책에서 저자는, 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문학적 · 사회문화적 기제들과 그를 통해 구성된 여성의 허상, 그것을 매개로 지탱되는 문학의 환영과 이데올로기 등을 짚어보고 있다. 때문에 심진경의 글 속에는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문학의 자장 속에 크고 작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서구의 지식인들 이를 테면, 리타 펠스키, 캐럴린 스티드먼, 프랑코 모레티, 마리안 허시, 앤 카플란 등의 저서를 읽고 정리한 흔적이 드러난다. 공부하는 비평가로서 심진경의 부지런한 일면이기도 하다. 아직도 뜨거운 담론의 ‘과정’에 놓여 있는 ‘페미니즘 문학’의 발전과 한계를 함께 살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여성 문학의 가능성과 “문학의 최대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