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로베르 솔레는 1870년대의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기 『나폴레옹의 학자들』에 이은 또 한 권의 장대한 이집트 연대기를 썼다. 이 책 『사로잡힌 영혼 맘루카』는 1881년 프랑스군이 물러나게 되자 1882년부터 영국군이 지배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 유럽 열강에 둘러싸인 이집트 격동기의 작은 국제 사회를 매료시킨 시대를 앞서간 한 젊은 여성 사진가의 도약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키고자 했던 젊고 아름다운 여자 도리스, 그녀는 아마추어 화가로서 사진사인 투타 가의 에밀 투타(밀로)를 만나 결혼하게 되고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편의 일을 돕다가 서서히 사진술에 눈을 뜨게 된다. 도리스는 타고난 미적 감각과 사진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힘입어 프랑스 살롱 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게 되며, 사회 저명인사들, 각국의 영사관들과 이집트 부왕의 사진을 찍게 된 도리스는 이후 신문사의 사진 취재기자로서 수단으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전쟁의 참상을 담은 그녀의 사진이 신문의 톱을 장식하게 되면서 작은 국제사회를 술렁이게 한다.
작가는 그림과 사진술의 대립을, 이 여인을 통해 남성 중심사회에서 사진술로 일궈낸 진정한 여성해방을, 그녀의 도약을, 직업적 사회적 상승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이집트 카이로 태생인 로베르 솔레는 가장 이국적인 도시, 한편으로는 20세기 후반 일제 강점기의 한국사회와 너무나 흡사한 이집트 격동기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한 가족사를 애정 어린 필치로 담아낸 따뜻하고 감동적인, 우리에게 한 편의 아름다운 휴먼드라마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