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빨치산에 관한 최고의 실록!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한계상황이란 점에서 볼 때 세계 유격전 사상 그 가혹함과 가열성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리산 빨치산. 『남부군』은 북한 정권에게마저 버림받은 채 남한의 산중에서 소멸되어간 비극적 영혼들의 메아리 없는 절규, 냉혹한 자가숙청 등 빨치산 사회 내부의 적나라한 모습, 한계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 일그러진 세계의 이야기라 하여 어디에도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은 베일에 가려진 전사 등 지리산 빨치산에 관한 첫 실록이다.
“기록은 소재이지 역사 자체는 아니다. 소재에는 주관이 없다. 소재는 미화될 수도 비하할 것도 아니다. 의도적으로 분식된 것은 기록이 아니라 창작이다. 나는 작가가 아니라 사실보도를 업으로 하는 기자였다. 되도록 객관적으로 모든 사실을 기록에 남기고자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를 보태지도, 줄이지도 않고 기술”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적 기록 때문에 “픽션이 없으니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극적 전개도 없을 수밖에 없다”며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저자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그 어떤 소설보다 독자들에게 흥미와 감동을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어느 작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고슬라비아의 빨치산 투쟁을 다룬 기록 『노새를 탄 영웅』을 읽고 인간이 과연 이러한 극한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고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남부군』을 읽고 유고슬라비아의 이 빨치산 기록이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고통을 넘어서는가 하는 치열성에서 지리산의 빨치산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