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비극 속에서 맑아진 언어
‘투명한 서정’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적 힘과 매혹
“성동혁의 시가 보여 주는 맑은 슬픔은
재생(再生)의 약효를 가진 액체처럼
슬픔의 얼룩을 지운다.”-김행숙(시인)
2011년 《세계의 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성동혁의 첫 번째 시집 『6』이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맑은 슬픔”, “액체화된 감각”, “병실의 난간에서 천천히 건조해져 가는 수건 같은 이 고통의 세계”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시인 성동혁. 일상에서 죽음을 간과하지 않는 자의 삶이 시적이라면, 다섯 번의 대수술을 받으며 시적인 삶을 살아온 성동혁은 여섯 번째 몸으로 이 첫 시집을 썼다. 제목 ‘6’에는 생사를 가르는 다섯 번의 경험 이후 다시 시작된, 여리고 소중한 숨 같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쌍둥이」로 시작해 「쌍둥이」로 끝나는 이번 시집은 4부, 총 67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쌍둥이」와 「6」은 모두 제목이 같은 두 편씩의 시가 실려 있는데, 이러한 거울의 이미지는 시편들뿐 아니라 시집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콘셉트 중 하나다.
“얼핏 보면 고요하고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시를 읽어 나가다 보면 느껴지는 기이한 슬픔에서, 그것이 들끓어 오르는 격렬함을 가라앉힌 손만이 쓸 수 있는 언어임을 알게 된다."라는 이원 시인의 말처럼 성동혁의 언어는 관념이 아닌 고통과 죽음에 대한 체험이 이루어낸 간명하고 투명한 성취다. 『6』의 투명한 서정이 독자들의 마음에 얼룩진 슬픔도 지워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