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지난 해 어느 날, 우리는 나태주 시인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그 따뜻한 풀꽃문학관에서 저는 그동안 기획하였던 나태주 시인과 함께하는 삿포로 인문학 여행에 대해 조심스레 제안을 드렸습니다.
“선생님,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시(詩)가 중심 되는 조금은 특별한 여정으로요.”
처음엔 낯선 제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조금은 께름칙한 표정과 조용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셨고, 그렇게 이 모든 詩作(시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여행은 단지 장소를 옮기는 이동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이 머무는 풍경을 만나고
시로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삿포로의 눈길 위에서 우리는 말보다 눈빛으로 교감했고 마음속 이야기들을 꺼내며 모두가 시인으로 피어나는 순간들을 만났습니다.
이 시집은 그 여정의 기록입니다.
함께한 2박 3일 웃으며 써 내려간 마음의 조각들이자
서로가 서로에게 건넨 삶의 인사말입니다.
저는 그저 이 아름다운 詩作(시작)을 기획하고 다듬고 연결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 안의 진짜 주인공은
시를 사랑한 모든 참여자들이고
시 자체로 존재해주신 나태주 시인님입니다.
지금은, 정말 詩作(시작)할 때입니다.
시작하는 사람들은 분명 선한 사람들일 겁니다.
신의 언어를 우리 인간들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니까요.
함께 쓴 이 한 권의 시집이 그 증거입니다.
시는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시는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 시를 배우고 나태주 선생님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인이며 내 인생의 배우입니다.
“고맙습니다.”
함께한 모든 분들께 이렇게 인사하고 싶습니다.
손진기
시사문화 평론가 / 드림공화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