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국 지식인지도』라는 역작을 낸 조경란이 픽한 번역서,
미국유학파 자유주의 지식인의 놀랍도록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중국의 자기 비판서”
이 책은 미국 유학파 학자인 류칭(劉擎)이라는 학자가 쓴 책이다. 그는 지금 중국에서 『서양정치사상』으로 전국적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MZ 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다. 그는 중국 문제를 보통 지식인과 다르게 본다. 뭐가 다른가. 중국이 G2가 되면서 주류가 된 신좌파와 대륙신유가는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다”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미래 전망은 중국의 위정자와 일치한다. 위정자와 주류지식인이 일치하는 미래의 중국은 어떤 중국인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팍스 시니카의 재구성’이다. 이들은 ‘조공체제의 확장적 재현’ 또는 ‘유교중국의 회귀’를 통해 신중화제국 체제의 재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평등주의적 자유주의’ 지식인인 이 책의 저자 류칭은 주류 지식인의 이러한 믿음에 대해 근본부터 다시 질문한다. 그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더 이상 통일된 답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그는 신좌파 지식인을 향해서는 가까운 내부, 즉 중국은 비판하지 않고 먼 곳, 즉 미국만 비판해서는 ‘비판적 지식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중국이 세계에서 영향력이 커질수록 중국 지식인은 ‘거리두기’와 ‘객관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자유주의 소개의 중요성! 중국 자유주의 소개가 왜 중요한가.
중국 자유주의의 ‘불행’한 여정! 중국에서 자유주의의 논의 조건은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이 책의 세 가지 키워드! 자기정체성의 문제, 학문적 독립성의 문제, 자유주의 딜레마의 문제가 그것이다.
서양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중국에서 시도되었던 ‘대안 담론’이, 어느 순간 중국이라는 국가를 정당화하는 언어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추구되었던 ‘대안’으로서의 중국은 더이상 해방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국가로의 회귀, 그리고 ‘보편 문명’이 아닌 ‘주권’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포섭하려는 국가주의로 귀결된다.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과연 ‘대안’은 진정한 대안이었는가? 이러한 비판은 서구 모델의 무비판적 수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요청해야 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비판적 사유다. 문화적 자부심을 정치적 정당성으로 착각하지 않으며, 반제국주의를 독재의 변명으로 삼지 않는 사고방식 말이다. 진정한 대안은 서구 자유주의뿐 아니라 중국 내부의 권위주의적 전통을 동시에 비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21세기에 20세기 권위주의 엘리트의 존속을 정당화하는 ‘대안 담론’은 이제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이 책을 번역한 이유 이 책은 중국의 상해의 화동사범대학 류칭 교수의 글을 번역, 소개한 것이다. 류칭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을 ‘평등주의적 리버럴리스트’로 부른다. 그는 ‘깨어있는’ 중국 MZ 세대 사이에서 매우 주목받는 학자이다. 평등주의적 리버럴리스트로서 중국사회에 대한 근본적이면서도 규범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끈질기게 해왔기에 중국의 젊은이들과 소통이 가능했을 것이다. 류칭이 추구해온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여타의 중국 지식인과 달리 자유주의를 포함해 어떤 이념과 주장도 그냥 넘기지 않고 비판적이고 논쟁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의 글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중국의 주류 지식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중화주의적 또는 민족주의적 태도보다는 논리성과 긴장이 넘치고 흥미진진한 대화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는 내가 만난 중국인 학자 가운데 메타인지가 되는 몇 안 되는 학자이다. 아마도 그가 중국이라는 연구대상에 대한 거리두기를 통한 반성적 글쓰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현대사상 전문가로서 내가 다른 자유주의자들을 제치고 류칭이라는 학자 개인에 주목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