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시적 집중력으로 과거의 상처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온 신대철 시인의 세번째 시집. 첫시집 『무인도를 위하여』와 두번째 시집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에서 인간 바깥으로 탈출하려는 초월적 의지와 고통의 기억이 현재와 눈부시게 조우하는 순간을 그려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북파공작원을 북으로 보냈던 군대 체험, 시베리아와 몽골에서의 오지 체험, 화전민으로 살아야 했던 유년 체험을 독특한 서정에 담아 형상화하고 있다. 폭력과 강권이 지배해온 분단 조국 너머의 세계를 희구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실존적 자아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최근 우리 시단에서 보기 드문 시적 성취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