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말약은 걸출한 극작가이자 사학자였으며, 시인이었고 혁명가였다. 장장 5천년의 중국 역사상 가장 처절한 시기에 태어나 활약했던 그는 그러한 시대를 살면서도 시인으로서의 낭만주의자다운 기질과 혁명가다운 기백을 발휘하여 웅대하면서도 기존의 사실(史實)에 구애받지 않는 역사극들을 써냈다. 이 중, 한나라 말기의 재능 있는 여인이었던 채문희의 삶을 다룬 이야기는 중국 희곡계에서 끊임없이 재창작 되어온 소재이기도 한데, 곽말약은 그의 손으로 또다시 재창작한 《채문희》에서 웅장한 기세와 낭만적인 필체로 유비, 공명, 조조 등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활동하였던 걸출한 여성 채문희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타인의 관점에서 쓰여지고 정리된 사실에서 벗어난 대담한 작품을 쓴 작가답게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까지도 간사한 영웅으로 묘사되었던 조조를 풍모와 운치를 겸비하고 시비를 분명하게 밝히는 정치가로 새롭게 해석하였다. 이는 작가가 《채문희》를 쓴 까닭이기도 한데, 조조의 ‘바이리엔(경극에서 간신배 역할의 얼굴 분장은 흰색을 칠하는데 이의 대표가 조조였다)’의 억울함을 벗겨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한 바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곽말약의 《채문희》는 작가가 북경인민예술원을 위하여 창작한 4막 역사극이다. 1959년 북경인민예술원의 연출가 초국은(焦菊隱)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으며, 그 후 중국 연극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현재까지도 북경인민예술원의 경전(經典) 작품으로 칭해질 만큼 공연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중들의 애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