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프랑스의 에디시옹 알테르나티브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후 유럽 여러 나라와 일본에서 번역되어 큰 호응을 얻은 책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건축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책들이 각 지역과 시대의 주요 건출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지은이는 '벽'이라는 건축적 요소에 중점에 맞추어 벽이 우리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며 발전되었는지를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면서 시·공간 여행을 이끌어간다. 벽의 의미가 단순히 경제를 짓는 기능에서 인류가 정착생활을 하면서 종족을 보호하고 식량을 보존하는 진보된 기능을 갖게 되고, 그 후 도시국가가 형성되면서 좀더 강력한 방어체제 기능을 갖출 뿐 아니라 이념의 방어체제를 확고히 하기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을 살핀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진보 덕분에 콘크리트와 금속과 같은 재료의 무한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과거 선조들의 손때가 흠뻑 묻어있는 재료의 순수함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풍요로운 정서를 가져다줌을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