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욱 시인의 시집 『정적이 깨지다』가 <푸른시인선 28>로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일, 자연 속에서 새와 벌레를 만나는 일 등 일상에 발을 딛고 떠올리는 생각의 무늬들이 이 시집에 아로새겨져 있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나타나는 울림을 서정적으로 노래하여 평범한 일상의 정적을 깨고 있다.
박영욱 시인은 거창한 상상의 세계를 탐험한다거나 기괴한 환각으로 나아가지 않고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사념을 있는 그대로의 ‘생각’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언어 또한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다. 이는 그의 시가 발을 땅에 딛고 있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가 쓸쓸하고 우울한 현실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일이나 가까운 뒷산이나 주변의 산에 드는 일도, 새나 벌레를 보며 느끼는 생각도 이런 일상에 발을 딛고 있는 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저 ‘지금-여기’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적는다. 따라서 그의 시는 극히 일상적인 ‘생각’의 흐름이다. 여기에는 그만의 ‘생각’의 무늬가 적나라하다. 존재론적으로는 한 형태의 정적을 깨는 생각이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했던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인 것이기도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