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의 원조는
일제강점기 조선 청년들이었다.
풍자적 리얼리즘의 대가, 채만식의 대표작 ‘레디메이드 인생’을 통해
통렬하게 그려낸 80년 전 식민지 조선의 암울한 시대상!
세상살이가 퍽퍽해지면 민중들은 그 폐해를 가장 빨리 피부로 느낀다. 그리고 사실주의 문학가들은 그것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데 선봉적인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채만식은 직설적이지 않으면서도 부정적 대상에 대해 그 이상의 비판과 조소를 날릴 수 있었던 풍자적 리얼리즘의 대가였다. 소설 ‘레디메이드 인생’ 역시 당시 만연한 지식인의 실업문제를 무겁게 풍자한 채만식의 대표작이다.
‘레디메이드 인생’은 신식교육을 받은 P라는 인물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겪는 일들을 담은 소설로 P 외에도 법률, 경제학을 공부한 M, H 같은 인텔리들 역시 만년 실업자 신세로 그려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은 P 자신의 잘못일까? 아니면 인텔리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내내 썩히도록 방치하는 사회의 잘못일까? 대졸 실업자 수가 33만 명에 육박하고 취업문제로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라는 용어가 탄생하는 이때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는 ‘레디메이드 인생’ 외에도 ‘치숙’, ‘미스터 방’ 같은 당대 시대상을 통렬하게 풍자한 채만식의 대표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