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아동문학 《허수아비》
어떤 일에 있어 그 기원을 안다는 것은 대상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낱말의 어원에서부터 한 민족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그 시작을 알고 나서 이해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현대 문학사에서 최초의 동화집인 예성타오의 《허수아비》는 중국 아동문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주춧돌이 되어 준다. 중국 아동문학의 중요 작가와 굵직굵직한 작품을 골라 선보이는 보림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시리즈에서 《허수아비》는 열세 번째로 출간 되었지만 시기상으로는 가장 이른 작품이다. 또한 중국 아동문학의 큰 그림을 그려 보겠다는 이 시리즈의 의의를 가장 분명히 드러내주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늦은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의 아동문학을 들여오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국의 아동문학을 형성해 나갔다. 따라서 1920년대 아동문학의 대부분은 번역물이었으며, 그 번역물의 태반은 공주와 왕자가 등장하는 메르헨(요정담)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동화의 원형처럼 여겨지는 이런 이야기가 중국의 당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당시 아동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던 예성타오에게 중국의 정서와 사상에 알맞은 어린이책이란 그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허수아비》는 중국 최초의 동화작가 예성타오가 남긴 필생의 역작이자 중국 아동문학의 기원으로서 의미를 갖는다.